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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 칼럼] 한국 그룹 아이즈원의 인터뷰는 왜 한국에서 볼 수 없을까?
2019.09.0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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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국내 연예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은 그룹’이라는 점을 더하고 싶다.
아닌 게 아니라 트와이스와 아이즈원은 데뷔 이래 아직 단 한 번도 국내 연예매체를 상대로 공식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없다.
(※주1: 여기서 말하는 연예매체란 TV 방송사나 잡지 화보 촬영 등을 제외한 온, 오프라인의 연예신문을 가리킨다.)
(※주2: 다만 트와이스의 경우 음악방송 대기실 등에서 ‘비공식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적은 여러번 있다.)
오히려 이들의 인터뷰는 해외에서 더 쉽게 볼 수 있다. 실제 구글 등에서 조금만 검색해 보아도 미국 빌보드니, 일본 오리콘이니, 해외 연예 전문지와의 인터뷰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글을 보고 ‘기레기가 인터뷰 안 시켜줘서 징징대는 거냐?’라는 말이 나올 지도 모르겠다. 사실 정말로 인터뷰를 하지 않는 작금의 상황에 불만을 표출하는 글이 맞기는 하다.
하지만 한국 그룹을 정작 한국 매체들이 인터뷰를 하지 못하고, 그 결과 팬들이 각종 외국어를 번역해 가면서 이들의 인터뷰를 돌려보는 현재 상황은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잘못되고 이상해 보인다.
트와이스와 아이즈원은 단지 예시 일 뿐이다. 인터뷰를 잘 하지 않는 추세는 꼭 이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프로듀스 101’ 시리즈에서 탄생한 그룹들을 비롯한 CJ E&M 계열의 그룹들 역시 대부분이 마찬가지로 국내 매체와 인터뷰를 거의 진행하지 않는다.
(※CJ E&M 계열 그룹들은 대다수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전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프로듀스’ 시리즈로 데뷔한 그룹이 매체 인터뷰를 잘 하지 않는 원인이 되고 있다. 아이오아이는 짧은 활동기간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쳐도, 워너원은 데뷔부터 해체까지 단 한 차례도 공식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다.)
또 신인일 때는 인터뷰를 진행해도, 어느 정도 인기를 얻은 이후부터는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이들이 인터뷰를 하지 않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매체가 과도하게 많다는 게 그것이다.
2018년 기준, 정기간행물로 등록된 매체는 총 2만 630개로, 이중 인터넷 신문과 일간 신문만을 간추리면 8791개 매체이다. 여기서 다시 서울시에 등록된 매체를 추리면 3834개이고, 이중 단 10%만이 연예 분야를 다룬다고 가정해도 약 380여개의 매체가 연예 기사를 쓴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중에서도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지 않고 사실상 폐간상태인 매체가 있을 수 있고, 현장 취재를 다니지 않고 단지 어뷰징용으로 연예 분야를 다루는 매체도 있을 수 있다.
이를 모두 감안해도 최소 100여개 매체를 상대해야하는데, 이들 모두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참고로 최근 X1의 데뷔 간담회의 경우 약 60여개 매체가 참가했다)
‘모두와 인터뷰를 하기 어렵다면 몇몇 매체와 진행하면 될 것이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 역시도 여의치 않다.
인기가 높은 스타가 일부 매체와만 인터뷰를 진행한다면 당연히 인터뷰를 하지 못한 매체들은 ‘특정 매체에만 특혜를 준다’고 반발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회사는 아예 일괄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고, 간담회나 쇼케이스 등으로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라운드 인터뷰라도 진행하는 경우는 사정이 좀 낫다.
라운드 인터뷰는 1~2일에 걸쳐 시간대를 정해두고 각 타임별로 복수의 기자들이 동시에 인터뷰를 진행하는 형식으로, 더 많은 매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스타들이 이런 방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라운드 인터뷰 역시 복수의 기자들이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중구난방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으며, 같은 시간대 인터뷰를 진행한 매체는 결국 모두 똑같은 내용이라는 점 등 여러 가지 제약과 단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논리에 밀려 작금에 와서 인터뷰라 하면 대부분이 이 라운드 인터뷰를 지칭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앞서 반쯤 농담으로 ‘기레기가 징징대는 글’이라고 했지만, 매체 인터뷰가 줄어들면 스타 본인이 아쉬울 수도 있다는 점도 자각할 필요가 있다. 어찌됐든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고, 또 그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피드백을 받을 창구를 하나 잃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히려 스타가 먼저 ‘인터뷰를 하고 싶다’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일례로 최근 블락비 박경은 이와 같은 이유로 먼저 인터뷰를 요청했다. ‘최대한 많은 기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고 희망한 박경은 라운드 인터뷰 방식이긴 하지만, 3일 동안 최대한 많은 타임테이블을 설정하고 각 타임별 참석 인원을 1~4명 정도로 제한했다.
현재로서는 이와 같은 방식이 그나마 매체와 기획사, 스타, 팬을 만족시킬 가장 현실적인 절충안이라할 수 이겠다.
물론 각각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뮤직 비즈니스에서 글 하나, 기사 하나로 인해 상황이 극적으로 뒤바뀌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상황에 대한 인식과 경계, 문제 제기는 필자뿐만 아니라 팬들 역시 지속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한국그룹이어도 인터뷰는 정말로 영어와 일본어로만 보게 될지도 모른다. 이미 몇몇 그룹은 실제 그렇게 하고 있다. 과장이 아닌 지금의 현실이다.
최현정 기자 gagnrad@idol-ch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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